지난 일요일에 코스트코 양재점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빵을 하나 사 왔는데 이 빵 사러 다시 코스트코에 가야겠습니다. 코스트코 머핀이야 유명한 거 알지만 끊은 지 10년은 넘었고 베이글은 떡지는 식감이 싫어 패스. 아주 간혹 카페에서 코스트코 출신으로 여겨지는 머핀을 사 먹은 적이 있긴 해요. 하지만 코스트코 머핀은 크기가 크고 쟁여두고 집에서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 코스트코에서 절대 빵을 사지 않다가 이번에 선택한 이 빵... 다시 사러 가야겠습니다.
과거에 회사에서 직원들 대상으로 행사를 한 적이 있어 그때 코스트코 머핀과 베이글을 대량으로 몇번 구입한 적은 있습니다. 코스트코 머핀, 맛있더군요. 그때는 몸무게가 최고절정을 달할 때. 많이 먹어서 이제는 그런 단맛에 질리기도 했고 지금은 전혀 당기지는 않는데요. 이번에는 어쩐 일로 엄마가 코스트코 빵의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간혹 도넛은 드시는데 머핀은 평생 드신걸 모두 합해도 1개가 되지 않을 걸요.
코스트코에 올 때마다 늘 맛있는 빵 냄새때문에 하나정도 사보고 싶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살만한 빵이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요즘에는 에그타르트를 많이 사간다는데 (재수 없게 들리시겠지만) 포르투갈과 마카오에 자주 가다 보니 그곳에서 먹는 '입에 넣으면 녹아버리는 에그타크르트'가 1개에 1000원도 하지 않은데 한국에서는 맛은 없고 가격은 몇배 비싸네요. 게다가 국내에서 사는 에그타르트는 빵이 질기게 느껴져 내용물만 먹고 버리게 되고요. 음식을 그렇게 버리면 마음이 편하진 않죠.
이번에는 엄마가 왠일로 코스트코에서 머핀 한 박스를 들고 한참 들여다보며 고민하고 계셨어요. 그 때 옆에서 같이 머핀을 고르던 분의 한마디에 손에 있던 머핀을 당장 내려놨습니다. ㅋㅋ 그분 왈 "2박스가 한 세트예요". 저희 집은 냉장고에 음식을 가득 쟁여두는 걸 싫어하거든요. 머핀 한 박스도 부담스러운데 두 박스를? 게다가 구매했다가는 제가 다 먹어야 할 가능성이 100%, 모두 다 제 옆구리살(muffin top)이 될 확신은 200%. 그 은인 덕분에 쓸데없이 머핀을 충동구매할 가능성을 차단했는데요.
그렇게 빵 구경을 하다가 치아바타에 눈이 갔습니다. 살짝 데우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코스트코 치아바타가 딱딱하네요. 그래서 옆에 있던 치아바타 비슷한 '사우어도어 라운드 번'을 골랐습니다. 치아바타보다 딱딱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코스트코의 사워도어 라운드 번 (sourdough round bun)
빵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거나, 베이글과 같은 빵은 목에서 잘 넘어가지 않는 분, 영양성분을 챙기는 분이라면 이 '사워도어 라운드 번'을 한번 드셔보세요.
사워도어 빵은 오랜 역사를 가진 빵으로 몰타 등 남유럽에서는 흔히 보는 빵인데요. 따라서 요즘에 나오는 기존 빵들이 제조된 효모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사워도우는 '스타터'라고 하는 물과 밀가루가 자연 발효되어 만들어진 혼합물을 사용하여 자연발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 '스타터'는 환경에 존재하는 야생 효모와 젖산균을 배양하여 빵을 부풀려 특유의 새콤한 맛이 나는데요. 그래서 Sour Dough라고 이름 지어졌겠죠? 아주 시큼한 건 아니고 살짝 막걸리빵이 생각나는 정도. 빵의 지나친 느끼함과 달콤함이 없어 좋아요. (빵의 깊은 맛보다는 달콤함을 쫓는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을 맛)
사워 도우는 발효과정이 중요한데요. '스타터'가 발효되면서 젖산균과 야생효모가 밀가루 전분과 글루텐을 분해합니다. 이 발효과정을 통해 빵이 부풀기도 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든 효모로 만든 빵보다 사워도우 빵이 소화하기 쉽게 변합니다.
사워도우의 특징
우리는 이제 빵도 영양성분을 챙겨야 할 나이. 사워도우의 영양상의 특징은요.
1. 소화력
발효 과정에서 글루텐을 분해하기에 빵을 먹으면 늘 소화제를 먹어야 하는 엄마도 편안하게 드시고 있습니다. 글루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에 '글루텐-프리' 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평소에 빵을 소화하기 힘들다면 꼭 드셔보세요.
2. 낮은 혈당 지수 (GI)
사워도우는 발효하면서 포도당이 혈류로 방출되는 속도를 감소시키는 산을 생성합니다. 따라서 다른 빵에 비해 혈당 지수(GI)가 낮아져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영양소 흡수 증가
발효는 미네랄을 결합하고 흡수를 감소시키는 화합물인 피테이트를 분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말이 어렵죠. 철분, 아연, 마그네슘과 같은 사워도우 빵에 들어 있는 미네랄의 생물학적 이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데 다시 말해 빵의 영양소 흡수가 잘된다는 얘기. 즉, 영양가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4. 천연 방부제
사워도우의 산성 환경은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여 화학 방부제 없이도 빵을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합니다.
5. 프로바이오틱 특성
제빵 과정을 통해 살아있는 박테리아는 죽지만, 젖산균은 장의 pH를 변경하고 유익한 박테리아의 성장을 지원하여 건강한 미생물군을 유지하는데 기여합니다.
코스트코의 머핀 VS 사워도어
우선 본인이 먹고싶은 걸 선택하셔야죠. 버터와 설탕이 많이 들어간 빵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머핀입니다. 저야.. 어릴 적에 달콤한 빵을 많이 먹어서 이제는 질렸는데요. 저처럼 소화 잘되는 빵, 단백질 함량이 높은 빵, 담백한 빵을 좋아한다면 사워도우가 딱입니다. 하지만 머핀과 사워도어를 비교해 보면 영양학적으로 차이가 큰데요.
1. 설탕 함량
딱봐도 그래 보이죠. 머핀은 혈당 수치에 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설탕 함량이 높습니다. 저도 한때 제빵 제과를 해봐서 설탕과 버터량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걸 보고는 그런 빵은 손이 쉽게 가질 않는데요. 반면에 사워도우는 설탕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당이 든 음식을 피하는 분들이 고려해 볼 수 있는 선택입니다.
2. 통곡물
사워도우는 통곡물 가루로 만들어 식이섬유와 영양소의 좋은 공급원이 됩니다. 그에 비해 머핀은 통곡물로 만들어진 것도 있겠지만 (저는 본 적 없음) 머핀 대부분은 정제된 밀가루로 만들어지죠.
3. 지방
머핀에는 일반적으로 오일이나 버터 형태의 지방이 듬뿍 추가되어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칼로리 함량이 높습니다. 게다가 코스트코 머핀은 일반 머핀보다 훨씬 커서 머핀 한 개 먹으면 한 두 끼는 굶어야 할 정도인데요. 그에 비해 사워도우는 지방 함량이 낮습니다.
4. 인공 재료
머핀의 유통기한이 긴 건 아시죠. 유통기한을 늘리고 빵의 모습을 향상시키기 위해 머핀에는 인공 방부제를 비롯해 향료와 색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워도우는 오랜 역사를 가진 빵이라고 알려드렸는데요. 따라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 사워도우에는 인공첨가물이 없어 깨끗합니다.
사실 저는 이런 영양학적인 것을 떠나서 그저 속에 부담없고 가벼운 빵이 좋아요. 그리고 너무 단 빵은 싫지만 맛있는 잼과 꿀을 발라먹는 건 좋아해서 사워도어가 딱. 게다가 계란프라이나 치즈를 넣어 맥모닝처럼 먹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워도우는 건강하게 빵을 즐기고 싶은 저희 가족에게는 식빵보다 나은 선택이네요.
장과 소화에 도움이 되는 웰빙 빵이라 혹시나하고 한 봉지를 사 왔는데 엄마는 빵 한쪽에 꿀을 바르고 계란 프라이를 넣어 커피 한잔과 함께 아침식사로, 저는 계란과 치즈를 넣어 점심(또는 간식)으로 싸 오니 1주일 만에 다 먹게 되었어요. 사실 코스트코에서 사오면서 차에서 뜯어먹었더랍니다. (아침을 굶고 갔던 거라)
이 번에는 두 봉지 사 와야겠습니다. 이빵 만큼은 냉동실에 쟁여두고 먹으렵니다.
엄마와 딸의 건강한 커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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